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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라오스를 잠시 떠나면서 (7)

허니강 2015. 9. 14. 20:13

벌써 내가 이곳에 온지 15일이 되어간다. 내일은 다시 고국을 향해 잠시 이곳을 떠나야 한다. 아 나라 정부에서 정한 규칙에 의하면 관광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에 한해서 15일 내의 무비자 체류를 허용하고 있다. 나의 이번 여행 목적은 애초에 나의 천박한 재능만으로도 이곳에서 의미있는 역할 기능을 할 수 있겠는지를 탐색해 보기 위한 것이어서 무비자 허용 기간으로 한정된 여행을 계획하였다.

 

실제로 와서보니 이곳의 지리적 여건이나 기후 그리고 주민의 정서로 보아 내 조국인 한국과 내고향 시골의 분위기를 그대로 옮겨 놓은듯 하여 마치 이웃 동네에 마실 간 것처럼 생활하는데 크게 불편을 겪지 않았다. 특히 내가 주로 함께 하게 될 선생님들은 모두가 나를 친절하게 대해 주었고 학생들 또한 대부분이 예의 바르고 순박한 심성을 갖추고 있어서 누구나 거리낌 없이 대할 수 있었다. 갈수록 선생님과 학생들 사이가 마치 원수간 처럼 대결구도로 가는 한국의 일반적 교실 붕괴 현상은 전혀 눈에 띄지 않았고, 수업 시간에는 선생님의 지시에 순종하고 학습 태도 또한 아주 양호하였다. 이런 학교와 학생이라면 선생님 노릇도 해 볼만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지금도 오래 전에 개인적인 신상의 문제로 정년을 다 채우지 못하고 명예 퇴직해 가신 노교사 한분이 하신 말씀이 머릿 속에 깊숙이 남아 있다. '정년해서 가장 좋은 점은 보기 싫은 놈들 꼴 보지 않아서 좋다.'고.

 

그러한 한국적인 교육 현실에 비하면 이곳 라오스의 학교 현장은 뭔가 잠재적인 희망이 꿈틀거리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처럼 뭔가 인생의 목표를 분명히 세우고 그 꿈을 좇아 나가는 희망이 보이는 학생들을 위해 학습 활동을 지원하거나 격려해 주는 일은 교육을 직업으로 해 온 나에게는 참으로 가치있고 의미있는 일이라는 사실을 이번 학교 현장 탐방을 통해서 깨닫게 되었다.

 

일단,그동안 떠나 있었던 집에 가서 가족들과 만나고, 얼마 전에 탄생 200일을 맞은 외손자놈 얼굴 보게 될 기대에 벌써부터 마음이 들뜬다. 그래서 사람은 가끔 제 집을 떠나 보아야 가족과 친구의 소중함을 안다고 하지 않겠는가?

 

한국에 가 있는 동안, 다음에 다시 이곳에 다시 오게 되면 구체적으로 학생들을 위해 위해 어떤 방법으로 이들의 학습 활동을 도울 수 있겠는지에 대해 고민해 보고 재단 본부측과도 심도있게 논의해 볼 생각이다. 아직도 꺼지지 않는 나의 욕심으로는 원숭이와 인간을 차별화 할 수 있는 지식과 지혜를 터득하기 위한 독서 활동을 장려하고, 다양한 방과 후 활동을 통한 전문적 직업 진로 교육 활동의 권장 또는 예체능 활동의 확대로 보다 문화적이고 인간적인 정서를 함양하거나, 첨단 과학의 미래 사회에 대한 적응 능력을 신장시키기 위한 컴퓨터 교육 그리고 청의성 배양을 위한 실험 활동 중심의 과학 교육의 중요성을 인식시키는 등의 학교 교육 운영을 지향해 나갈 수 있도록 조언해 주고 싶다.

 

그리고 기왕이면 '한국어' 교육을 보다 적극적으로 개설 운영하여 우리나라에 대한 우호적 친밀감을 돈독하게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적용해 볼 수 있다면 금상첨화가 아나겠는가? (끝)

 

☆ 이곳의 인터넷 전송 상태가 순조롭지 못하여 첨부해 드리지 못한 사진 기록들은 제 블러그에 '라오스의 자연과 삶의 모습들'로 엮어서 올려드릴 예정입니다. 기대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