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둘러보기/밖앝세상

라오스에 와서보니 1

허니강 2015. 9. 9. 21:35

지구라는 몸뚱이가 아직 오장육부로 나뉘어 서로 각기 따로 놀 때만 하더라도 흔히들 ' 이역만리'라고 하던 멀고 먼 땅이 이제는 바로 이웃이 된 것처럼 가까워져서 도무지 낯설지가 않다. 아마도 이곳의 자연환경은 내가 얼마전까지 주로 머물러 왔던 '새솔터 농원'의 환경과도 너무나 흡사하고 일상적으로 매번 만나는 사람들은 외형적인 모습이 우리와 전혀 다르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도착한 다음 날 아침 일찍 숙소 인근의 마을 길을 산책하면서 동네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내가 먼저 '싸바이디'하고 인사를 청하면 그들은 모두 나와 처음 만나는 사이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나를 경계하거나 외면하지 않고 환하게 웃는 얼굴로 두손을 모아 올려 친절하게 답례하였다. 심지어는 이른 아침 동네 순찰을 나선 개들마저도 나를 보고 사납게 짓거나 위협적인 공격 신호를 자제하고 오히려 나를 경건하게 호위해 주는 친절함을 보여 주었다.

 

알고보니 내가 정년무렵 시골학교에 가 있을때 아침 산책길에 자주 동네 어귀에서 만났던 사나운 외래종 개들에 밀려 사라져버렸던 순박한 우리나라 토종의 똥개들이 이곳에까지 이민을 와서 고유의 유전 형질을 보존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저희들 나름대로는 나와 동족임을 과시하려는 친절한 환영의 표시였는지도 모른다.

 

아무튼 라오스는 사람이나 동물이나 내가 이곳에 오기전부터 익숙하게 들어왔던대로 낙천적인 천사의 기질을 보여주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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